연세대(총장 김한중)의 올해 입학전형 간소화는 겉치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 숫자는 줄였지만 통폐합된 전형과 유사한 트랙으로 대체했고, 한 전형 내에서도 여러 트랙에 복수지원이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30일 열린 2012학년도 입학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입학전형계획<표 참조>을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공개했다. 모집인원만 다소 조정됐을 뿐, 기존 ‘전형’을 ‘트랙’으로 형식만 바꿨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수시모집 글로벌리더·과학인재·예체능인재전형은 특기자전형으로 통합됐지만, 전형 안에 같은 이름의 지원트랙이 생겼다. 언더우드국제대학전형의 경우 언더우드학부·아시아지역학부·테크노아트학부트랙 등으로 세분화돼 실질적인 전형 숫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연세입학사정관제전형으로 통합된 △진리·자유전형 △사회기여자전형 △창의인재전형 △IT명품인재전형도 똑같은 이름의 트랙이 전형 내에 신설됐다.

<표>연세대 입학전형 당초/확정 계획


연세대는 입학설명회 참석자에게 배포한 책자에 “유사 성격의 전형을 통합해 형식적으로 전형 수 축소”라고 명시했다. 이어 “현행의 독립된 전형을 통합전형의 세부 선발트랙으로 해 지원자격, 선발인원 및 전형방법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연세대는 통합된 전형 내의 여러 트랙에 복수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각 트랙의 지원자격만 충족시키면 모두 지원 가능하다. 형식적 전형 통폐합에 그쳐 전형 간소화의 실제 효과는 없는 셈이다.

연세대는 지난달 8일 ‘2012학년도 입학전형 변경 사항’을 발표하며 “유사 전형 통폐합으로 입학전형 간소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