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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대학에선]독일 대학의 학자 양성제도 경쟁력
김원섭 경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시간강사의 처우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시간강사들의 불안정한 지위는 그들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그 피해가 학생들에 직접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시간강사가 학문발전을 이끌어갈 후세대 학자라는 점에서 이들이 처해있는 생활, 연구를 위한 환경은 장래의 학문발전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특히 후자에 초점을 맞추어서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의 대학교육은 70년대 이후 엘리트교육에서 대중교육으로 전환됐다. 아직도 몇몇 주는 중앙수능시험을 실시하지 않고 있고, 얼마 전까지 대학 등록금도 없었기 때문에 대학교육에 대한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다. 이러한 대중적 대학교육체제는 대학교육에 대한 모든 국민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해주지만 반면 소수의 엘리트들을 발굴하고 뛰어난 학자를 양성하는 데는 취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에 의하면 독일에서는 자국의 소장 학자들 뿐 아니라 타국의 학자들도 수용하여 세계적인 석학들을 길러내는 좋은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사회정책분야에서도 현재는 너무나 잘 알려진 덴마크 출신의 에스핑 안드센, 미국의 폴 피어슨도 젊은 시절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간 학문적 경력을 키웠고 독일어권인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 해마다 많은 수의 우수한 젊은 학자들이 독일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차세대 학자들의 양성경로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일이라 하겠다.  

독일에서는 석사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대부분은 장학금을 받거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아니면 강의교수로 자리를 받아서 학문적 경력을 쌓게 된다. 독일에선 사실상 박사과정부터 직업적 학문활동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외국 유학생을 제외하고는 자비로 박사과정을 수학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주의해야 할 것은 독일에선 아직도 박사과정에 대한 학비는 도입되지 않고 있어서 장학금이나 연구교수와 강의교수의 보수는 전부 생활비로 충당이 되고 실지로 그 수준도 이에 준해 책정되기 때문에 이들은 생활이 안정된 상태에서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강의교수 역시 우리나라의 강의전담교수와는 달리 강의부담이 석사인 경우 주당 2시간, 박사인 경우 주당 4시간으로 적은 편이어서 본인의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특히 강의교수와 연구교수가 독일대학교육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필자가 5년 정도 강의교수로 종사했던 독일의 빌레펠트 대학의 사회학대학은 정교수가 28명인 유럽에서도 가장 큰 사회학대학인데, 현재 정교수이외에도 박사급 연구직 직원이 약 23여명, 석사급 40여명이 연구직 직원으로 일을 하고 있고, 이들 중 대부분이 강의를 개설하여 대학교육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들만으로 강의수요는 거의 충족되고, 이들이 자신이 최근 수행하는 연구분야에 관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의 질도 상당히 높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식의 시간강사는 학과의 필요에 따라 제한된 영역에서만 활용된다. 

대학은 연구직 직원에게 강의경력 이외에도 학자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질을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우선, 그들은 정교수와 같이 연구활동에 종사하면서 연구역량을 키우고 저술활동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정교수들은 공동의 연구작업을 위해 석사나 박사들에게 경제적인 보장을 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고, 이는 제도적으로도 정교수가 석사 두 명이나 박사 한명을 자신의 책임 하에 채용하는 것으로 정착되어있다 (학교와 정교수들의 계약조건에 따라 교수하나에 배속되는 연구직의 수는 매우 다르다). 연구활동에 대한 지원은 정교수의 개별적인 학문지도 이외에도 국제(국내)의 학술대회참여, 필드스터디에 대한 비용지원 등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다음으로 이들은 학생, 직원과 함께 대학의 행정활동의 거의 모든 분야에 참가한다. 이들은 대학의 일상적인 회의와 학사규정의 제정과 변경, 학생의 논문지도와 졸업시험 등에 참여하여 학사행정을 주도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학사행정에 관한 여러 자질들을 배양할 수 있다. 

최근 독일대학은 상당히 격변을 격고 있다. 후세대 학자들을 양성하는 과정에서도 교수자격시험의 폐지를 시도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디플롬 과정의 점차적 폐지로 대표되는 학사과정의 전반적 개혁에 비해서는 후세대학자 양성과정에 대한 개혁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독일 대학의 구성원들이 현재의 제도가 독일대학의 경쟁력을 유지하게 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에 동의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하겠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10-07 오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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