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법인화를 위해 올해 214억원의 예산을 늘린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11학년도 추가예산 항목으로 ‘법인화대비 특별사업’의 ‘기성회직 퇴직금’으로 106억원을 요구한 것도 확인됐다. 노조측에서는 이에 대해 “법인화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기 위해서”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법인화로 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본지가 입수한 서울대 2011학년도 기성회회계 자료에 따르면, 2011학년도 서울대 예산은 세입 2524억원에서 2496억원으로 28억원이 감소하고, 세출액은 2524억원에서 2890억원으로 366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출액이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법인화 때문으로, 법인화 준비를 위한 ‘특별사업비’가 총 214억원에 달한다.

214억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기성회직 퇴직금’이다. 지금까지 46억원 정도였지만, 올해 총무과가 ‘2011학년도 꼭 반영되어야 할 주요사업비’ 항목에 106억원을 요청했다.

대학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퇴직금을 많이 쌓아놓으면 이자 손실이 상당하다. 손실을 감안하고 106억원이나 더 확보하겠다는 것은 구조조정을 수월하게 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서울대 학생회측 역시 “퇴직금으로 106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미리 책정해 놓은 것은 그만큼 학내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맘을 단단히 먹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총무과는 이와 관련 “서울대 법인화법 추진을 위해 적법하게 준비했다”고 반박했다. 국립 서울대 교직원에서 법인 직원으로 신분이 바뀌면 서울대법인화법의 부칙에 따라 모두 고용승계를 하도록 돼 있는데, 이에 대한 퇴직금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다. 총무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국립대였기 때문에 퇴직금을 100% 확보할 필요가 없지만, 법인으로 전환되면서 필요하게 됐다. 법률적 자문을 구해서 추진하는 것이니 별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2011학년도 ‘법인화 대비 특별사업’으로 총무과가 올린 ‘기성회직 퇴직금’ 106억원 이외에 정보화본부가 통합정보시스템구축(인사·급여·예산·회계 등)으로 100억원을 요구했다. 이밖에 기획과가 법인화설립준비위원회 운영비 3억원, 교직원 인사제도 컨설팅 2억원, 법인화 주요과제 연구가 1억원 등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