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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인의 사랑방 ‘음악감상실’ 
젊은 지성인들이 인생과 사랑을 얘기할 수 있는 공간 혹은 지친 심신을 쉬게 할 수 있는 공간은 지금도 그렇지만 1960년대 당시에는 더더구나 찾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들이라면 분명 기억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다름아닌 음악감상실이다.

철학과 삶과 사랑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먹고 살기가 빠듯하던 그 시대에 툭툭 때려야 나오는, 배터리를 테이프나 끈으로 둘둘 말아 묶은 라디오가 있으면 다행이었다. 카세트 테이프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괜챦게 사는 사람이요, 지금은 CD(콤팩트 디스크)에 떠밀려 거의 자취를 감춘 LP(원래는 상표명)를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과 스피커, 앰프가 있으면 잘 사는 집안이었다.

사실 있어도 집안의 귀중한 보물이라서 음악을 듣기는커녕 함부로 손도 못 대게 했던 것.

그렇기에 그 시절의 음악감상실은 바로 젊은 대학인들이 철학과 삶과 사랑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며 사라사테의 ‘지고이너바이젠’이나 차이코프스키의 ‘비창’과 같은 클래식, 때로는 해리 벨라폰테의 ‘카네기 홀 데뷔 콘서트’, 브라더스 포의 ‘그린 필드’ 등의 재즈와 팝을 들을 수 있어 귀와 마음이 흥겹고 즐거워지는 공간이었다.

‘돌체’와 ‘르네상스’

음악감상실로 명성을 떨치던 두 곳 ‘돌체’와 ‘르네상스’는 각각 명동과 종로1가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돌체’가 대중적인 클래식이나 팝을 주로 선곡해 들려줬다면 ‘르네상스’는 고전음악, 그야말로 클래식 위주의 음악을 접하게 해 줬다. 대학로의 ‘학림’도 김지하, 김민기 등 문인과 예술인들이 기억하는 낭만과 서정이 넘치는 특별한 장소였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녹음된 LP레코드의 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의 향수에 젖고 싶은 이들, 이제는 교수나 문인, 음악가와 정치가 등이 된 머리가 희끗한 이들이 최근에도 이와같은 음악감상실의 분위기를 찾아보려고 애쓰는 것도 60년대 음악감상실에서 함께 나눴던 젊은 시절의 정열과 고뇌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매개로 해 젊은 지성들이 만남과 나눔의 장소로 활용되던 음악감상실은 60년대 정치와 경제 등 어지러운 사회 환경 속에서 젊은 대학인들이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었던 몇 안되는 탈출구로 자리잡았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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