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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해방이후 근대 교육의 접목과 시련 
근대적 의미의 교육체제가 확립된 해방 이후 지난 50여년간 국내 고등교육은 우여곡절과 파란을 겪으며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반면 성장 이면에 드리워진 고등교육의 질 확보는 지금까지 교육계를 압박할 만큼 많은 문제를 내포하면서 논란이 이어져왔다.

해방 이후 1950년대까지의 국내 고등교육은 미군정기로 대표되는 3년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4·19 혁명 이전 한국전쟁으로 대표되는 제 1 공화국 정부의 이념과 체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했다.

미국식 학제와 교육과정의 이식

특히 일제 식민통치가 역사적인 막을 내리면서 시작된 3년간의 미 군정기는 국내 교육계에 있어 제도나 이념의 새로운 원형으로 자리잡으면서 사회 각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우리의 눈으로 본 교육 개혁이라기보다는 미국적 관점에서 학제나 교육과정을 이식하는 처방책에 중점이 두어져 한계로 지적됐다.

한 미군대위가 문교행정을 접수하면서 시작된 이 시기 교육의 주된 방향은 1945년 9월 ‘평화와 질서를 당면한 교육 목표로 한다’는 미군정 법령 ‘신교육 방침’을 근거로 시작돼 일제 식민 통치의 잔재 청산에 초점이 맞춰지고 민족주의 확립과 동시에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반공 보루로서의 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기본 방향이 설정됐으나 국내 현실에 어둡고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탓에 많은 사건과 곡절을 낳았다.

특히 1946년 3월 무허가 학교 폐쇄령을 공고하면서 당시 민족적이고 자주적 성격이 강한 많은 전문학교와 사설강습소들이 폐쇄됐으며, 경성대학과 서울 근교에 위치한 전문학교 9개를 폐지해 하나의 종합대학으로 만들려는 ‘국립 서울대학교 설립안’은 미 군정기 고등교육사에서 가장 광범위한 유혈사태와 저항을 불러온 사건으로 기록되면서 교육 주체간 격렬한 논쟁의 장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정이 선택할 수 있는 초기 대안은 일제 시대 설치된 사학이나 교학을 이어받는 수순을 밟는 한편 미국 제도와 사상을 접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 구미 유학파 출신의 교육 선각자들이 해방 공간의 교육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립 종합대학 설립 본격화

미 군정 기간은 그러나 국내 사학계에서는 괄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온 시기였다. 연희전문이나 보성전문, 이화여전이 종합대학교로 설립되는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이어졌으며, 사학들의 종합대학 설립 붐이 본격화됐다.

특기할 만한 것은 외세 의존 체제 속에서도 현재 우리나라 기본 정신으로 자리잡게 된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이 당시 민간 교육학자가 주도한 조선교육심의회 회의에서 선정돼 전통을 고취하고 자주적인 노력을 반영한 의지의 산물로 평가됐다는 점이다.

또 1949년 발효된 교육법 제정은 교육법정주의의 토대가 됐으며, 국가 감독권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중앙집권적 문교행정관리체제 확립은 관 주도 교육행정의 기반이 되면서 일선 현장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 군정이 물러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발한 한국전쟁은 해방 후 우후죽순처럼 번창하던 고등교육계에 커다란 피해를 입히면서 고등교육 인구 대다수가 군대에 소속되는 이례적인 상황도 가져왔다.

특히 1951년 5월 4일 문교부령 제19호로 공포된 ‘대학교육에 관한 전시 특별 조치령’(이하 조치령)은 세계 교육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학 운영에 관한 특별한 사례를 남기며 전시연합대학 체제를 출범시켰으며, 이후 자연스럽게 지역별로 국립과 지방 사립대학 설립 운동으로 이어졌다.

한편 해방 후 50여년을 이어온 이 땅의 고등 교육은 수많은 선각자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으며 특히 대학이 갖는 상징성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 저마다 기반을 달리해 온 전직 대통령들에게 퇴임 후 거취로 연결돼 명예와 존경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적절한 안식처로 비쳐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많은 대학의 책임자와 교수들이 학교를 설립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권력기관에 손짓하며 부와 권세를 나누고자 했던 소망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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