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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알바’는 비밀이야! 
1980년의 7·30 교육개혁은 과열과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제적인 과외금지 조치를 시행했지만 대학생 재벌 탄생이라는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당시 불법과외에 대한 응징은 단호했다. 단속을 통해 과외를 받은 사실이 적발된 재학생은 정학 혹은 퇴학조치를 받았으며, 그 학부모를 직장에서 면직시키는 한편 가르친 대학생을 구속하기까지 했다.

대학생 과외교사 철퇴

이런 이유로 80년대 내내 과외 단속을 피하며 행하는 ‘몰래바이트’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비밀과외가 성행하는 바람에 오히려 과외비만 상승, 과외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대학생들은 재벌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높은 수입을 올렸다. 과외교사로 가장 각광받는 층은 명문대학 학생들이고, 이들 과외교사들은 적발당할 때에 대비한 ‘위험수당’까지 얹어 85년 기준으로 한과목 과외비가 월 30만원 안팎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당시 잡지나 신문을 통해 소개된 사례를 살펴보자.

강남에서 세곳이나 과외를 하는 서울 명문 사립대를 다니는 이모군의 한 달 수입은 당시 재벌회사 중견간부 수준인 1백50만원 정도이었다. 그의 한달 지출내역은 유흥비 50만원, 교제비 35만원, 자동차 할부금 및 유지비 50만원, 나머지 전공서적 구입비 및 잡비 등으로 나뉘어진다. 지난 여름방학에 이모군은 애인과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S대 앞에는 이들 신흥재벌들을 노린 유흥업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성업 중인데 고급 카페나 룸살롱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유흥업소들은 과외선생님들의 헤픈 돈 씀씀이에 편승, 매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0% 이상 신장돼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대학가 재벌’과 ‘대학가 서민’

방배동 오피스텔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정모군의 경우 월수 2백만원을 상회하는 고소득자다. 지방학생인 정군은 아예 하숙을 그만두고 이곳으로 옮겨와 숙소를 자체 해결하며 과외학원으로서의 기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월세 30만원을 과외수입으로 충분히 지불할 수 있을 뿐더러 일일이 가가호호 방문할 필요가 없어 상당히 편리하다며 “보증금 5백만 원은 친구와 친척을 통해 빌렸는데 몇 차례 과외수입으로 벌써 다 갚았다”고 말했다.

일부 과외대학생 가운데에는 번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거나 포커, 고스톱으로 과외수입을 날려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서울의 한모군은 과외를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과외가 없는 토요일 저녁 밤샘 포커를 하다 그 달 수입 2백만원을 몽땅 날려 낭패를 당한 케이스이다.

과외 열풍으로 서울의 명문대와 일부 학생들은 이같은 수입을 올렸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지방대 학생들과 일반 대학생들은 여전히 한달내내 아르바이트를 해도 학비에 조금 보탤 정도의 수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80년 대학가는 일주일에 몇 시간씩 과외를 하는 대가로 1백만∼2백만 원을 가볍게 챙기는 ‘대학가 재벌’과 하루 몇 시간씩 꼬박 일해도 돈을 얼마 받지 못하는 ‘대학가 서민’이 함께 공존한 시기였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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