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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천2백87명 무더기 구속 
1980년대 중반 대학가는 크고 작은 시국사건들이 끊이질 않았다. 그 중 1천2백87명이 구속된 건국대 점거 농성 사건은 건국 이래 단일사건으로 최대 구속자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건국대 점거 농성사건

아시안게임 직후인 86년 10월 28일. 건국대 본관 앞 잔디밭에서 ‘전국 반외세·반독재 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 결성식 및 신 식민지 분단 이데올로기·반공 이데올로기 분쇄를 위한 애국학생 실천대회에 참가한 전국 29개 대학 1천5백여명은 경찰이 교내로 진입하자 대학 본관·사회과학관·학생회관·도서관·교양관 등 5개 건물을 분산 점거,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건국대 점거농성 사건은 농성기간 중 유포된 각종 유인물 등을 통해 ‘6·25는 민족 해방투쟁이며, 해방 당시 찬탁은 통일과 해방을 보장한 반면 반탁은 남녘땅을 미제 지배하에 귀속시킨 것’이라는 등의 북한 주장과 같은 내용이 담겨 물의를 빚었다.

당시 유인물에 나온 내용을 보면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촉진을 위한 투쟁선언문’에는 유엔 동시가입 및 남북한 교차승인 결사반대, 올림픽 공동개최와 단일팀 구성, 통일논의·정치집회 보장, 주한미군 철수 등의 주장이 실렸다. 이 때문에 공안당국에서는 기존의 용공·좌경을 넘어서 ‘공산혁명자 건국대 폭력 점거 난동사건’으로 규정, 53개 중대 6천5백여 명의 경찰과 헬기 2대 등을 동원한 대규모 진압 작전을 전개한다. 경찰은 농성 4일째인 31일 오전 10시 20분, 이들을 모두 건물 밖으로 끌어내 건국대 점거 농성 사건은 일단락됐다.

학생들의 전례 없던 구호와 완강한 저항, 이에 대한 당국의 강경한 대응이 맞부딪쳐 단일사건으로는 사상 최대의 무더기 구속사태가 빚어졌으며 사회적으로 막대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은 이 사건을 ‘공산혁명분자 건국대 점거 난동사건’으로 규정, 사건의 핵심조직으로 ‘구국학생연맹(약칭 구학련)’을 지목했다. 이들이 전국적인 투쟁 조직의 재건을 위해 10월 3일 ‘전국 반외세·반독재 애국학생 투쟁연합 중앙위원회‘를 구성, 사전 계획을 수립해 10월 28일 건국대에서 ‘전국 반외세·반독재 애국학생투쟁연합(약칭 애학투)’을 결성하고 농성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부산 동의대 사건의 비극

경찰 7명 사망 등 17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동의대 사건은 80년대 말 대학에서 일어난 최악의 사건이었다.

89년 3월부터 부정입학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총장실을 점거 중이던 총학생회는 5월 1일 메이데이를 맞아 학교 밖 5백m까지 진출해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중 50여명이 가야 3파출소를 기습, 화염병을 던지며 공격하자 파출소장이 카빈소총으로 20여 발의 공포를 쏘아 학생들을 해산시켰다.

다음날 2일 총학생회는 ‘경찰 총기난사 규탄대회’를 열고 1시간동안 과격 시위를 벌였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5명을 납치해 학교도서관 7층 전산열람실에 감금하고 연행된 학생 9명과 교환 석방을 요구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 학생 대표 2명씩과 사태 해결을 위한 3자 협의를 가졌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5월 3일 새벽 5시 15분 경찰은 부산시경국장의 지휘아래 5개 중대 7백 명의 병력으로 중앙도서관을 포위하고 피랍 경찰관 구출작전에 들어갔다. 도서관 4층 열람실에서 철야 농성을 벌이던 1백여 명의 학생들은 경찰이 진입하자 9층 옥상으로 피신하면서 7층 세미나실 바닥과 계단에 미리 준비해 둔 석유와 시너를 뿌린 뒤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

이 때문에 옥상으로 피신하지 못한 일부 학생과 진압작전에 나선 경찰관 등 20여명이 연기에 질식하거나 건물 밖으로 떨어져 경찰관 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중상을 입는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검찰은 총학생회장 이종현 군 등 주동자 18명에 대해 살인죄에 준하는 현존 건조물 방화치사상죄, 직접 화염병을 던져 방화한 윤모군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 71명을 구속기소하고 10여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동의대 사건 이후 정부는 화염병 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대학가에는 잠시나마 비폭력 평화시위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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