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29선언으로 국·공립대학에서는 총·학장 직선제를 놓고 한바탕 진통을 겪는다.
목포대학은 87년 1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수들이 직접 학장을 선출해 문교부에 임명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문교부는 ‘현행 교육법상 국립대 총·학장은 문교부장관이 제청,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어 직선 학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임 김영진 학장을 연임시키기로 하고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했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은 ‘국·공립대학의 총·학장은 해당 대학 교수와 지역사회 인사·동창회 관계자로 총·학장추천위를 구성, 공개적이고 광범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하라’는 지시와 함께 ‘국·공립대학 총·학장 임명제도 개선안’을 마련토록 했다.
대학 자율로 총장 선출
하지만 일부대학에서는 총·학장추천위 제도를 무시하고 직선 총장을 선출해 결국 문교부가 88년 7월 총장 선출을 대학 자율에 맡김으로써 국·공립대학 총·학장 선출제도가 뿌리를 내렸다. 이로써 62년 폐지된 총·학장 직접선거 방식이 26년 만에 부활하게 됐다.
강원대는 88년 3월 전국 국·공립대학 중 처음으로 문교부의 총·학장 선출 방안을 거부한 뒤 같은 해 9월 교수들의 직선으로 이춘근 신임총장을 선출했다.
88년 4월 전남대 교수평의회에서도 문교부가 제시한 총장추천위원회 구성을 거부하고 전체 교수의 직접선거로 총장을 선출키로 하고 5월 3일 교수들의 투표로 오병문 새 총장을 선출했다.
사립대에서도 교수들이 직접 총장을 선출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계명대 교수협의회는 88년 5월 임시총회에서 ‘총장은 교수협의회에서 추천, 이사회가 선임한다’는 규정을 마련, 신일희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영남대 교수협의회도 같은 해 10월 총장을 직접 선출키로 결의했다. 국민대도 88년 7월 전체 교수의 직선을 통해 이채석 총장을 선출해 문교부의 취임 승인을 받았다.
직원들과 학생들도 참여 요구
세종대는 88년 11월 교수 5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총장후보 가운데 학생과 노조대표 각 5명씩으로 구성된 10인 총장선출 여론 수렴위원회 적격 동의를 거친 후보를 전체 교수회의에서 직선으로 선출하는 방식을 택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는 총장 후보의 자격을 학생과 직원노조가 심의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대학사상 처음 있는 시도였다. 세종대는 재단 비리와 관련한 학생들의 대학 점거농성으로 신입생 원서교부 업무마저 중단되자 입시업무 중단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생이 참여한 총장선출 여론 수렴위원회 동의를 거쳐 선출된 이종출 교수의 총장 임명 승인을 거부했다.
연세대는 88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전체 교수 직접선거에 의해 박영식, 진동식 교수 등 2명의 총장 후보를 선출, 잡음 없이 총장 선출을 마쳐 총장직선제가 대학사회의 새로운 제도로 자리매김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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