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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의 상징, ‘X’ 
헐렁한 힙합바지, 자유롭게 꾸며진 헤어스타일, 폭발적이고 열광적인 음악 등으로 대변되는 ‘X세대’. 이들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당시 반응은 한결같았다. 바로 “세상 말세야”라고. 캐나다 작가 더글라스 쿠플랜드의 소설 ‘Generation X’에서 유래한 X세대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자유와 개성이 중시되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X세대인 신세대와 일제식민지, 6·25를 겪은 기성세대인 구시대 간 세대 갈등과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X’세대와 ‘쉰세대’

세대 논쟁의 시발이 되었던 X세대는 1970년대 이후 출생해 90년대 고등학교나 대학을 다닌 이들로 논리보다 감각을, 공동체보다 개인을, 문자언어보다 영상 언어를 선호하는 특징을 보이며 대체로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회 문제와는 거리가 먼 이들이다. 이는 드라마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386세대’가 고작 10년 정도의 세대차밖에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 운동을 통해 사회문제에 깊숙이 참여했던 것과는 상당한 대조를 보이는 것이었다.

X세대의 등장으로 누구보다 혼란을 겪은 것은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이었다. 당시 대다수의 기성세대들은 X세대의 행동, 사고방식, 유행 등 모든 것에 따가운 눈총을 보냈으며 X세대들은 이에 맞서 변화를 이해 못 하는 ‘쉰세대’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인 로널드 잉글하트 교수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의 문화를 연구, 발표한 ‘문화변동 유형론’에서 한국이 조사대상 43개국 중 세대간 격차가 가장 심하다고 밝혔으며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기성세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농경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했고 산업사회에서 가족과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쳤으며 정보화 사회 변혁기에 순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경제성장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며 성장한 X세대와는 첨예한 갈등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세대족의 탄생

X세대 바람은 지성의 상징인 대학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386세대인 80년대 학번만 해도 행여 고급 의류나 미국풍의 옷을 입으면 ‘쁘띠 부르주아’니 ‘매판자본주의의 추종자’니 하는 비난을 받았으나 90년대 학번이 주축이 된 X세대들은 이러한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맘껏 개성을 과시하며 ‘메이커 입기’ 경쟁을 벌였다. 또한 서울대에서는 80년대 초반 ‘갤럭시’라는 그룹이 공연을 하다 계란 세례를 받았지만 90년대 ‘REF’라는 그룹은 성황리에 공연을 마쳐 X세대가 불러온 변화를 실감케 했다.

X세대 등장이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이후 우리 사회에 다양한 세대족들이 탄생했다는 점. 스포츠, 컴퓨터, 춤, 음악 등 어느 하나에 중독된 ‘C세대(Chemical Generation)’, 월드컵 열기를 타고 등장한 ‘R세대(Red Generation)’, 인터넷 시대의 중심인 ‘N세대(Network Generation)’에 이어 최근에는 사회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ion)하면서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는 ‘P세대’도 등장해 이를 둘러싼 세대 논쟁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입력 : 200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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