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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부에노스 아이레스』상영 붐
대학생들이 영화사전심의를 거부하는 전사로 나섰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공륜에서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왕자웨이감독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원제 +춘광사설, 영어명 해피투게더) 상영이 대학가에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 이와 함께 홍익대 총학생회에선 사전심의를 거부해 당국에서 불법으로규정한『제2회 인권영화제』를 공동주관한 데 이어 각 대학에선 지난달 19일 개최예정이었던『제1회 퀴어영화제』무산과 관련된 토론회가 줄을 잇고 있다.

"최대 관심사였어요. 지난해 같은 경우엔 대동제 초대가수가 누구인지에 관한 대화가 주된 화제였지만 올해엔 왕자웨이감독의『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어요."(동덕여대 전산과 김정은)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라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보러 왔어요. 공륜의 판정이 역으로 이 영화를 홍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경희대 신방과 조준형)

지난달 30일, 왕감독의『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상영되던 동덕여대 +대운동장에서 만난 대학생들의 말이다. 지난달 6일 열린 고려대 +선댄스키드영화제에서 상영되기 시작한『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연세대, 중앙대, 이화여대, 건국대, 서울예전, 한국외대, 동덕여대 등 줄잡아 10곳에서 상영됐고 한국외대, 서경대, 대구 등에서도 상영이 추진되고 있다. 홍익대 주변의 카페 등에서 상영된 것까지 포함되면 관람객 1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대개 총학생회나 영화 관련 동아리에서 상영을 주도하고 있는『부에노스아이레스』상영붐은 영화사전심의 거부에서 시작됐다.『부에노스 아이레스』수입불가 판정소식이 알려지자 이전부터 영화사전심의의 부당성을 지적해오던 학생 단체들이 구하기 쉬운 이 작품을 소재로 홍보활동에 들어가자 궁금해하던 관객들이 주최측도 놀랄 만큼 몰리기 시작한 것. 특히 비디오시디(VCD) 등이 국내에서도 유통되고 있어 이 같은 붐은 올 하반기 내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륜측은 이에 대해 "수입 통과되지 않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불법상영에 관한 책임은 관할 구청과 각 대학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판권을 가진 모인그룹쪽은 건국대 상영주최측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으나 영화진행이 비밀리에 행해져 이마저도 손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울대대학원 김도현씨(소설가, 우주항공 박사과정)는 "검열이 만든 스타『부에노스 아이레스』상영붐은 사전심의제가 있어도 관객들이 못보는 게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결국은 공륜의 자의적인 심의 잣대로인해 수입사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비판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홍익대 총학생회가 공동주관한 『제2회 인권영화제』의 경우 정부, 학교당국과 경찰의 압력으로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지난 3일 막을 내렸다. 주최측은 영화제 조기 폐막 이유에 대해 +"계속돼 온 경찰의 압력으로 학생들의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이후 인권영화제와 관련된 선전활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인권사랑방측도 명동성당 항의상영(6~9)과 장소를물색, 연장상영 및 전국순회상영을 강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국의 행사불허로 +개최가 무산된『제1회 퀴어영화제』주최측은 각 대학 학생회와 공동으로 대학을 돌며「자유와 검열에 관한 토론」과 퀴어영화제 상영 예정작이었던 작품을 상영하고 있다. 지난주 개최된 한림대, 명지대에 이어 오는 9일엔성균관대에서 토론회가 진행되며 동국대, 경희대, 한양대 등에서도 예정돼 있다.

중앙대 이충직교수(영화학)는 "대중들이 보고싶어 하는 영화를 검열로 +막을 만큼 공륜의 보수적인 모습이 걱정스럽다"며 "지난해 내려진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완전등급심의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래 기자 (news@unn.net) | 입력 : 1997-10-06 오후 1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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