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장애인이 이공계를 선택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대학당국은 실험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학입학 거부사례는 80년대 중반이후 뜸해졌지만 그 이후 88년 공주대(당시 공주사대)에서는 시각장애를 이유로 입학원서 접수조차 하지 +받지 않는 불미스런 사건이 벌어져 이에 격분한 대전 대명학교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시각장애학생들의 대학 입학은 허용됐고 지금은 그 졸업생이 특수학교 교사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에따라 장애를 이유로 입학원서 접수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우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올해 다시 이러한 사태가 재발됐다. 다행히 올해부터 차별금지조항이 명시된 관련법이 시행되고,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이 문제는 입학을 허용함으로 일단락 됐다.

지난 95년 정부는 장애인의 고등기회확대를 위해 장애인 특례입학제도를 도입했다. 정원외 입학제도이기 때문에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많은 사립대들은 장애인을 위한 교육시설 개선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이 제도를받아들였다. 결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중에 휴학생이 생겼고, 어렵게 들어간 학교를 자퇴한 사례도 늘어났다.

가장 큰 이유는 물리적인 환경으로 인해 수업참가 자체가 어려워 학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수화통역, 점자프린트, 녹음도서 등 수학에 따른 지원이 미비하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이 많다. 장애 특성에 따른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춰 놓지 않고 장애학생 스스로에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투매(dumping)와 같다는 울픈스 버그의 말 그대로였다.

특례입학제도 도입이후 매년 4∼5백명이 장애인이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가까운 일본의 도쿄시립대의 경우 전철역에서 학교까지 약 1Km의 거리를 +비 맞지 않고 갈 수 있도록 했고학내에서는 시각장애학생이 우산 없이도 점자유도 안내만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장애학생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자동차진입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모든 교실에는 휠체어가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로, 자동문, 전기스위치 대신 센서 장치를 하는 등 시각장애자와 휠체어 이용자가 학교생활에 있어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했다.

미국의 버클리 대학의 경우는 이러한 물리적인 교육환경은 물론, 음성으로입력해서 프린트 할 수 있는 컴퓨터 등 수업에 도움이 되는 각종 지원기기를 갖추어 놓은 자원방(resource room)을 운영, 장애 때문에 수업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제 우리 나라도 몇 가지 현실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선 장애유형에 맞는 편의시설이 확충돼야 하고, 장애유형에 따른 학습도구가 +갖춰져야 하며, 각 대학은 장애학생 지원센터를 설립해 장애특성에 따른 학업수행을 보조해야 한다. 그리고 국ㆍ공립 대학의 경우 솔선수범해서 장애인 입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교육환경 마련에 많은 지원이 있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