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시는 장애 학생들의 대학 진학과 관련해 말이 참 많았다. 일부 대학에서 장애인들의 입학을 거부함으로써 사회적인 이슈가 돼 이들을 둔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은 초미의 관심을 갖고 이들의 처리에 주목한 적이 있다.

다행히 해당 대학들이 긍정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입시 관계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안도하게 만들었다.

현재 대학에서 장애 학생들의 입학을 거부할 명분과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보이지 않는 장벽과 차별을 둠으로서 이들의 대학 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장애인들의 대학 입학과 관련해 관심조차 갖지 않던 언론도 대학입학 전형이 끝나면 "누가 이러 이러한 신체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모 일류대 모과에 당당히 합격했다"는 기사를 단골처럼 취급한다.

매체 구독률을 높이기 위한 언론의 얄팍한 상혼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수험생이 대학에 진학한 것이 이슈로 떠오르지 않는 세상, 이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것이 더 이상 이슈화되지 않는 대학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대학인들은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첫째, 장애 학생들을 위한 입학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이들의 진학률은 △90년 0.9% △93년 2.8% △95년 8.3% △97년 17.5%로 매년 증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난 95년부터 실시된 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에 기인한 바 크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장애인을 위한 학업지원시설의 미비를 이유로 사전 입학상담 등을 통해 이들로 하여금 지원을 포기하게 유도하는 실정이다.

장애인을 받아주는 대학들도 대학별 기준을 만들어 놓고 "우리는 여러분을 위한 특별한 학업지원 시설이 없으니 제3자의 도움 없이도 공부 할 수 +있으면 지원해 봐라"하며 장애의 정도가 덜 심한 학생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장애인들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것이 무리다.장애인 대학입학 특별전형은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전형방법과 학과 개설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때다.

둘째 장애인들을 위한 학습지원 시설의 구비다. 최근 각 대학들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에 신경을 쓴다고는 하나 너무나 낙후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그 편의시설도 외적인 것에 치중해 정작 그들의 학습에 필요한 시설은 전무한 실정이다. 장애유형에 따른 필요한 학습도구들과 시설, +인적자원을 학교에서 갖추고 지원해 주는 지원센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캠퍼스에서 이런 체계적인 지원이 갖추어 있지 못하다 보니 다른 학우의 손을 빌리게 되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남에게 짐이 된다' 는 생각에 +절망까지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셋째 장애학우들과 함께 하는 캠퍼스의 첫걸음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장애 학우들은 캠퍼스에서 생활하며 다른 학생들의 동정과 연민의 눈길을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 캠퍼스의 또 다른 가능성이며 결코 불행이나 저주, 동정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돼서는 안 된다.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캠퍼스의 첫걸음은 거창한 시설보다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사실 캠퍼스에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관심과 냉대 등 일반학생들의 이기주의'다. 본인이 알아서 스스로 하기에는 역부족인 그들에게 '네가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관심과 +냉대는 하루 속히 추방돼야 한다.

우리 대학인들은 장애학우들이 주체적인 캠퍼스 생활을 하는데 있어 함께 해야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 의존적 생활을 청산하고 '독립인'이 되는 과정에 있는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장애학우도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공부를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갖춰줘야 한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수월하게 입학해 아무런 불편 없이 웃을 수 있는 +캠퍼스. 이것은 분명 선진 복지 사회인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