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 206회 임시 국회에서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사학의 로비에 의해서 개악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부 국민들 사이에오해를 불러일으 키고 있음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 그것은 이들 법안의 제출과정과 국회 심의과정 그리 고 최종적으로 통과된 내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들 법안이 이해찬 교육부장관시절 정부에 의해 국회에 제출 될 당시엔 공동여당인국민회의와 자민련 소속 의원들과의 사전협의가 없었다. 과거 정부는 주요법안을 국회에 제 출할 때는 반드시 집권당과 당정협의를 통해 법안 내용에 관해 사전조율을 했으나 이 경우 에는 전혀 그런 과정이 없었다.

그 결과 법안 내용에 따라 공동여당간에도 의견이 다르고 같은 당 소속의원간에도 의견이 갈려 국회에서의 법안심사가 쉽지 않았다. 이들 법안에 대한 당정협의가 없었던 만큼 공동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들 법안에 대한 당론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부 가 제출한 법안 내용이 당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법안을 심사해 가면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공동여당 간에 그리고 교육부와 의견조율을 했다.

우선 고등교육법 개정안 중 대학 교무위원회에 평교수를 2분의 1 이상 반드시 참여토록 의 무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대학사회 내부와 여야의원을 막론하고 반대론이 많았다. 의원들 가운데는 기본적으로 대학의 교무위원회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칙으로 정할 사항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나도 이에 동의한다.

상당수 대학은 교수가 직선으로 총장을 뽑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교무위원회 구성문제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의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대학 운명의 타율적 규제를 요구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모순이다. 이번에 개정된 고등교육법 가운데는 사내대학의 학위수여, 학점은행제 시행 등 고등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건설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사립학교법에 대해서 제일 오해가 많은 것 같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중 쟁점이 될 수있는 내용은 세 가지이다.

첫째, 사학법인 이사 중 친족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5분의 2에서 3분의1로 줄이는 문제였다. 이는 과거 사립학교법 개정때 개악된 내용이라고 오랫동안 논란거리가 되어 왔다. 그 래서 이번에 친족이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3분의 1로 축소했다. 이는 분명 개선이다.

둘째, 모든 사학법인의 공익대표이사를 3분의 1 이상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문제였다.이 문제는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하기 앞서 교육위원회전체회의에서의 대체토론 때 쉽게 결론이 났다.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학법인에 새삼스럽게 공익대표이사를 파견한다는 것은 사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 아니냐는 여야의원들의 지적에 당시 이 장관은 즉석에서 동의하고 공익대표이사는 분규대학에만 보내도록하겠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아무런 이의 없이 삭제했다.

셋째, 분규대학에 교육부장관이 파견하는 임시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하자는 내용은 의원들이 사학재단의 로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이 장관 당시 정부가 제안한 것이다. 그래서 이 조항은 정부의 뜻을 존중하여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이다.

-박범진 의원(국민회의·교육위원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