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특수 대학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입시제도의 개선을 위한 교육정책과 맞물려 대학이 양적으로 급팽창하면서 빚어진 역기능 현상으로 볼 수 있다. 1980년 대학 생수는 40만2천여명 이었으나 1997년도에는 1백40여만명으로 무려 3.5배로 늘었다. 이러한 양적인 성장은 전국 대학을 '종합대학화' 하는 과정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수직적 차별화는 있으나 수평적 개성은 없다. 덩치가 큰 대학일수록 개성은 더욱 없는 편이다. 한국의 대학사를 돌이켜 볼 때 성장의 잣대를 몸 불리기에 두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특수 대학으로 출발한 대학들이 학문의 영역을 확대하여 종합대학으로 변모되기 도 했다.
지금은 아예 교명을 바꾸었거나 교명에만 특수성이 남아 있는 안타까운 현실 을 목도하곤 한다. 한 때 특정한 분야에서 명성을 지녀 왔던 사학들도 '종합대학'이라는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백화점 식으로 학과를 설치했다. 대학의 몰개성화는 수요자인 수험생들 의 대학 선택 성향에서 여실히 엿볼 수 있다. 세칭 명문대이면 그 대학의 전학과가 명문으 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나라 대학은 형식의 차별화는 있을지언정 내용의 차별화는 없다. 곧 커리큘럼 자체가 대동 소이하다. 유사한 교육과정을 거친 졸업생들에게 학풍이란게 있겠는가라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고작해야 명문대학의 졸업생일 경우 세평에 의한 권위적 우월감 정도일 것이 다. 개성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은 총체적인 것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차별화된 홍보 컨셉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한 업무인 홍보담당자의 고충은 더욱 더 크다.
따라서 대개 의 홍보담당자들의 보편화된 고민은 차별화다. 카피 한 줄 광고 한 쪽에서 어떻게 개성을 살릴 것인가하는 고민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시대 대학들의 카피나 홍보물들은 몰 개성 속에서 개성을 찾고자 하는 고민의 결과물들이다.

'21세기를 열어 가는…', '정보화 시대의…' '미래를 열어 가는…' '꿈(미래)이 있는…' '젊은 대학', '세계화에 앞서가는…', '실용 교육…' 등이 적당한 실례들일 것이다. 물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차별화된 홍보전략을 가지고 표나는 결과를 얻고 있는 대학들도 가끔 있다.

대학들은 형식의 필요성에 의해 내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홍보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대학의 개성을 설정해야는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개성 찾기는 홍보의 필요성 에서부터 가설이 설정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획일화된 대학의 현실을 인식하고 교육개혁이라는 큰 틀을 내걸고 대학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성화, '두뇌한국 21사업' 등 정부의 교육정책과 함께 각 대학들도 21세기 생존전략 차원의 차별화 내지 특성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 결과 나름대로의 성과를 제시하 고 있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과나 실효성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이제라도 참되고 개성 있는 학풍을 찾으려면 교과과정에서부터 차별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세평에 의한 수직적 차별화를 탈피하여 수평적 개성을 키워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개성있는 대학, 내용 있는 대학 홍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