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년 내에 대학 모집정원이 수험생 인원을 넘어서게 되면서 대학교육마저도 대중교육화 하는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의 중심은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이전하게 될 것으로 예 견된다.

이제는 대학원교육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제도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강구되면서 때로는 미숙한 처방들 때문에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양적으로 급팽창한 대학교육에 대한 자성과 비판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물론 대학교육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어낸 큰 힘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단기간에 급팽창하다보니 대학별 차별성이나 특성화·다양화된 교육방식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획일적이고 천편일률적 교육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대학교육의 문제점들이 대학원교육에 그대로 이전될 경우 우리는 또다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이며 이는 곧 국가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인식 때문에 새롭게 교육의 중심으 로 부각되고 있는 대학원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사회각계의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교육부가 추진한 '두뇌한국(BK) 21 사업'은 대학원교육의 바람직한 방향 에 대한 논의에 불을 당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물론 추진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대학원 중심으로 교육의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취지는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바람직한 방향설정이다.

따라서 지금은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각자가 새 롭게 변화되어 가는 흐름에 재빠르게 적응하고 차별화해 나갈 수 있는 전략들을 수립, 실천 해야 할 시기이다. 과거와 같이 다른 대학이 하는 방식을 모방하는 식으로 대학원교육에 임 할 경우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기업경영에서 일반화된 고객중심의 경영철학 을 받아들여 수요자가 만족하는 교육을 시행하지 못하는 대학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 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과거와 같이 교육을 이끌고 통제하겠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학원교육 만큼은 과감하게 시장기능에 맡기고 학사운영의 대부분을 학교에 일임하는 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의 성과를 시장이 판단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자율조정기능이 활성화되도록 함으로써 결국은 수요자가 원하고 만족하는 대학원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 성하는 것이 정부 역할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기존의 대학교육처럼 모든 학문을 다루는 종합대학원보다는 산업별·분야별로 전문대학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 관련산업 및 분야의 인력수급과 수요자의 요구에 신속하게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원 교육체제가활성화돼야 하리라 판단한다.

- 방진섭(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 연구기획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