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 내 ‘반한 감정’에 대해 과연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지난 6~9일 중앙대에서 개최한 제1회 아시아 인문학자 대회에 참석한 로위상(Law Wing sang) 홍콩 링난(Lingnan)대 교수를 이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정정호 중앙대 교수가 지난 8일 만났다. 중국 현지 사람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반한 감정 문제를 바라볼 수 있으리란 기대에서였다. 로위상 교수는 현재 홍콩 링난대에서 역사와 문화학을 가르치고 있다.
▲정정호(정, 왼쪽 사진) : 중국은 지난 8월 ‘One World, One Dream'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성공리에 베이징 올림픽을 마쳤다.
▲로윙상(로) : 그렇다. 중국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 이벤트로 끌어올렸다.
▲정 :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사건, 멜라민 사태 등을 거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의 감정이 서로 상해 있다. ▲로 : 어느 정도의 긴장감(tension)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중국 내 반한감정이 조성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한 감정이나 반중 감정의 실체에 대해서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사실 20여 년 전, 중국이 발전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러한 감정은 부분적으로 있어왔다.
▲정 : 한류에 열광하던 중국이 반한 정서에 사로잡힌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라고 보나. ▲로 : 한류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문화를 즐기며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한국문화는 중국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 의해, 인터넷을 통해 반한 감정이 빠르게 번졌다고 생각한다.
▲정 : 한국인들도 중국인에 대한 정서가 그다지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정서에 대해 중국 학생들과 중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로: 내가 홍콩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답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으로 중국인들은 새로운 문화, 외부 세계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감이 높다. 반면 고정관념 또한 팽배하다.
▲정 : 반한 정서는 정부기관에서 정책적으로 해결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는데, 민간에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나.

▲로(오른쪽 사진) : 학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상호 이해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로 하여금 상호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정 : 한·중 관계를 넘어서 한·중·일도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한다. 과거의 갈등을 넘어 미래 지향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민간차원에서 어떤 방안이 필요한가.
▲로 : 나라 간의 관계라는 것은 참 복잡하다. 한·중 관계도 예외일 수 없다. 한·중 관계를 넘어 아시아 전체의 화합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단일 언어를 통한 화합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전이 아닐 수 없다. 유럽의 나라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정 : 쉬운 과제가 결코 아니다. 아시아 화합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각 나라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차이점들을 공유해야 한다.
▲로 : 그렇다. EU가 모든 체제들을 단순화 한 것을 보라.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차이점을 연구하고 이해하며, 공유해야 한다.
▲정 : 반한 감정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처방법, 또는 반중감정에 대한 중국인들의 대처방법으로 문제에 대해 맞서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대처하고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겸손한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