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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餘聲)적 공학이 사회 바꾼다"
제이미슨 세계전기전자학회장 7日 기자간담회
"여성의 경험 녹여낸 '다른 창의성' 필요한 때"

“공학 발전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특성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느 쪽이 우월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다른가’의 문제라는 것이죠. 따라서 사회적, 역사적으로 쌓아온 여성의 경험이 기존의 남성 중심 공학과는 다르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여성의 독특한 경험이 공학에 접목될 때 창의성이 극대화 되지 않을까요.”

47년의 세계전기전자학회 역사 중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회장을 맡은 레아 제이미슨(Leah H.Jamieson) 미국 퍼듀대 공과대학장<사진>이 7일 국제 심포지움 참석차 이화여대를 찾아 여성공학의 발전방향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그녀는 “미래 공학이 직면할 방대한 문제들은 다양한 의견의 커뮤니케이션으로 해결가능할 것”이라며 여성적 가치관과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이미슨 회장의 주장은 여성(女性)이 ‘여성(餘聲)적 공학’의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학계의 주변적 위치에 머물러왔던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그간 반영되지 못했던 다양한 목소리(여성·餘聲)’를 내야 진정한 공학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

제이미슨 회장은 “공학은 기술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기술 소비자의 종합적 수요(needs)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퍼듀대의 경우 공학전공 학생들과 사회단체가 협력해 장애아동을 돕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여성 참여가 확대되면서, 실수요자인 장애아동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참신한 견해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기술의 ‘소비자’로만 간주되는 경향을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공학이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려면, 그동안 소비자 역할에 그쳤던 여성이 생산자로 영역을 넓히는 노력을 비롯한 기존 엔지니어와 일반인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학이 현장 수요와 괴리됐다는 지적을 받는 국내 공학교육으로서도 귀 기울일 만한 조언이다.

여성적 특성이 다양성으로 귀결돼야 함도 역설했다. 그녀는 “여성의 특성을 섬세함이나 창의성만으로 규정짓는 것은 옳지 못하다”면서 “남성적 특성과 여성적 특성을 반영한 창의성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를 공학 발전에 반영하는 다각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이미슨 회장은 자신이 엔지니어로 성공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아버지라고 밝혔다. 아버지가 남성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공학 분야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는 설명. 그녀는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과는 별개로 여성공학자가 드문 현실이 힘들 때가 많다. 더욱 많은 여성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래도시 개발, 의료생명 분야 등 앞으로의 공학 과제에는 기술적 측면 뿐 아니라 사회적 함의도 담겨 있다. 이 같은 의제에 여성적 다양함이 수렴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세계전기전자학회장으로 있으면서 각국 여학생 공학도를 자주 만난다. 그들에게 여성 엔지니어의 좋은 선례,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11-07 오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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