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만이라도 대학 관련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해 달라.” 지난 12일 본지가 주최한 ‘서울시장 초청 대학총장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들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공통적으로 제기한 주문이다.
이기수(고려대)·김한중(연세대)·손병두(서강대)·이배용(이화여대) 총장 등 18개 서울지역 대학 총장들은 이날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 오세훈 시장에게 △대학 내 건축사업 허가 절차 간소화 △그린벨트 해제 △대학건축 관련 규제 적용 완화 △관학협력 강화 등을 요구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쉽지 않은 문제들”이라면서도 “서울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학들은 먼저 대학 내 건축 사업에 대한 허가절차가 복잡하고 길다고 지적했다. 양승규 세종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경우 행정절차로 인해 학생회관 착공이 지연되다 보니 그동안 물가가 올라 사업비가 50억~60억원이나 올랐다”며 “대학 건물에 대한 환경·교통 영향평가를 간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효계 숭실대 총장도 “민자 기숙사 건립 허가를 받는데 1년 이상이 걸렸다”며 “대학에서 교육을 잘하기 위해 하는 일인 만큼 신속하게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캠퍼스 일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대학에선 이를 풀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경우 전체 부지 중 47%가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에 필요한 건물을 못 짓고 있다”며 “향후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하는데 있어서 대학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대학관련 규제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 서울시가 유연성을 발휘해 줄 것을 주문했다. 손 총장은 “대학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를 하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고,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시가 대학 입장에서 어떻게하면 규제에 대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쉽게 갈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환경·교통영향 평가는 전국적으로 일괄 적용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행정절차를 간소화 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신정부 들어 환경영향 평가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쪽으로 법령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도 시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행정절차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대학에겐 교육복지 모델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대학이 지역의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해주면 교육 양극화·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대학의 교육복지 모델이 만들어지면 대학에 대한 편의를 봐주는 데 있어서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