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연금도 대학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우려
교과부, 사학연금법 개정안 입법예고…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산정기준 보수월액→과세소득으로 바뀌면서 형평성 문제 제기
내년부터 사립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학연금도 공무원연금처럼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뀐다. 연금 산정 기준이 과세소득으로 바뀌면서 임금이 높은 사립대 교직원일수록 퇴직 후 연금도 더 많이 받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일 사립학교 교직원들이 내는 연금 보험료는 지금보다 올리는 반면 퇴직 후 받게 될 연금 급여는 줄이는 내용의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보험료, 과세소득의 7%로 인상…급여는 재직기간 평균으로
개정안에 따르면 연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액(보수)이 현행 보수월액(기본급+정근수당)에서 실제 과세되는 총소득 개념의 기준소득(과세소득)으로 바뀌게 된다. 보수월액은 기준소득의 약 65% 수준이다. 기준 금액이 높아져 그만큼 연금가입자가 내야하는 보험료는 늘어나게 된다.
연금가입자가 내는 비용부담률도 과세소득의 7%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현재 보수월액의 8.5(기준소득 기준으론 5.525%)인 비용부담률은 2009년 6.0%, 2010년 6.3%, 2011년 6.7%, 2012년 7.0%로 오른다.
보험료는 늘지만 퇴직 후 받는 연금 급여는 줄어든다. 연금지급 기준소득을 현행 ‘퇴직 전 최종 3년 평균 보수’에서 전체 재직기간 평균 보수로 바꾸고, 지급률도 2%에서 1.9%로 조정했다. 전체 재직기간 평균 보수는 최종 3년 평균 보수의 약 70% 수준이다.
연금을 처음 받게 되는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은 현행 60세에서 신규 교직원부터 65세로 상향 조정되고 사망 시 유족이 받는 금액은 현재 퇴직연금의 70%에서 60%로 줄어든다. 재직기간 상한(33년)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재직기간 요건(20년 이상 재직)은 유지된다.
임금 수준 따라 사학연금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 생기나
개정안이 정기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 어느 사립대에 근무하느냐에 따라 부담하는 보험료와 퇴직 후 지급받는 연금이 달라진다. 현재는 대학이 달라도 직급과 호봉이 같으면 동일한 금액을 보험료로 냈지만 앞으로는 실제 받는 총소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무원에 비해 사립대 교직원의 보험료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사학연금 가입자단체인 전국대학노동조합의 한정이 정책국장은 “공무원은 현행 표준보수월액 8.5%를 과세소득으로 환산하면 5.525%가 되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사립대는 이 비율이 5.0~5.3%로 더 낮아진다. 임금이 높은 일부 사립대는 4.5%정도까지 떨어지는 곳도 있다”며 “보험료가 과세소득의 7%로 오르면 심한 경우 보험료 부담이 거의 두 배로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많이 내면 많이 받는다는 게 언뜻 보기에는 타당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동일직급에서는 연금을 동일하게 받아오다 소속 대학의 임금 수준에 따라 달라지게 되면 형평성 문제가 계속 제기될 수 있다”며 “표준 과세소득의 얼마, 이런 식으로 현재처럼 일정한 금액으로 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칫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수도
개인이 내는 보험료가 오르는 만큼 사학법인이 부담하는 법정부담금도 늘어나게 돼 자칫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최근 사학진흥재단이 발표한 ‘2007회계연도 사립대학 재정통계 조사결과’를 보면 4년제 대학 법인은 건강보험·사학연금 등 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부담금의 46.7%만 부담했다.
전문대학 법인은 더 심각해 법정부담전입금 비율이 16.1%에 불과했다. 법정부담전입금 비율이 낮다는 것은 재단이 내야 할 돈을 등록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 교비에서 대신 내게 한다는 뜻이다.
한정이 국장은 “원래 사용자(법인)가 부담해야 하는 퇴직수당마저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이 건강보험료와 사학연금 등 법정부담금마저 교비회계로 떠넘기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저수익용 재산을 고수익용 재산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이런 현상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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