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이우근, 이하 사분위)의 ‘구재단 편들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 사분위 2기 출범 이후 각 대학들의 정상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어진 보수 성향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인다.
최근 설립자 논란을 맞은 동덕여대 사례가 이목을 끈다. 19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현재 설립자 명칭 기재 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이하 설립자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설립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정이사 추천 몫이 달라지므로 학내에선 판결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분위는 지난해 12월 말 동덕여대 정상화를 안건으로 상정해 쟁점이 됐다. 그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동덕여대 구성원에게 관련 의견 제출을 요구했지만 ‘진도’가 안 나간 것을 감안하면 의혹을 살 만한 타이밍. 설립자 소송 판결이 나기 전 정상화가 되면 종전이사 몫에는 현 구재단 측 인사들이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동덕여대 설립자가 잘못 알려져 있다며 설립자 소송을 제기한 이원(54) 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심문 기일에서 동덕여대 정상화 안건이 사분위에 상정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그런데 이후 곧바로 안건으로 상정됐고, 이달 중 관련 소위원회가 꾸려진다고 들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정관수 사분위지원팀장은 “동덕여대 정상화 안건은 처음 상정돼 지금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 소위원회가 이미 구성된 것은 맞지만, 개별 사안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라 조정 작업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설립자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화에 나서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씨는 “판결 후 교과부가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을 텐데 굳이 서둘러 입장을 밝히려는 모양새가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유극렬 교수협의회장도 “판결이 나온 후 정이사를 추천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설립자 논란이 끝나지 않은 채로 정상화가 추진되면 결국 구재단측이 설립자 친족 자격으로 정이사를 추천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사분위가 구재단 복귀에 깊숙이, 그리고 편파적으로 ‘개입’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사분위는 지난해 말 광운대에도 비리 당사자였던 조무성 전 총장을 설립자 친족 자격으로 정이사에 포함시켜 논란을 유발했다. 앞서 상지대와 세종대 정이사 선임에서도 김문기·주명건 전 이사장의 과반수 추천권을 인정했지만, 이들을 직접 정이사로 복귀시키지는 않았다.
때문에 사분위의 구재단 편파가 노골적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광운대 관계자는 “상지대처럼 구성원과 시민·사회단체까지 나서 강력하게 구재단 복귀를 반대했던 곳도 결국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불가항력이란 생각이 들 만큼 사분위의 구재단 감싸기의 도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