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주대·공주교대와의 통합논의를 추진 중인 충남대가 최근 연이어 터진 불미스런 일들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교수 성추행 의혹부터 연초에 벌어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불참비 징수 논란, 로스쿨 기금교수 부당해고 문제까지 잇따르면서 대학본부가 통합추진에 매몰돼 내부적인 문제는 방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충남대는 최근 식품공학과 A교수가 여제자를 수년간 성추행 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일 A교수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16일 A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징계위는 이날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A교수에 대한 또 다른 의혹이 담긴 문건이 제기되면서 재조사에 착수, 징계결정을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새롭게 제시된 문건에는 제자 성추행 외에도 성관계 강요 정황까지 담겨있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교수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충남대에선 지난해에도 일본인 유학생을 성추행한 정치외교학과 B교수를 해임한 바 있다. 유사한 사건이 1년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학과에서 발생하면서 학생들은 크게 발하고 있다. 대학측의 미온적 대처가 연일 터지는 성추행 관련 문제의 원인이 됐다는 것. 현재 식품공학과 학생들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며 A교수의 파면과 사과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중순에는 사범계열 일부 학과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불참 학생에게 불참비를 징수하고, ‘왕따’를 시키겠다고 협박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특히 이 같은 사건이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졌다.
로스쿨에선 교수를 부당해고하는 일도 있었다. 충남대는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해 채용했던 기금교수 2명을 지난해 7월 재임용 절차도 없이 해고했다. 대학측은 “법과대학의 발전기금 고갈로 재임용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지만, 중앙노동위는 “재임용 절차 없이 기금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충남대 측에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로스쿨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지난 17일 제기했다. 충남대 한 교수는 “국립대가 오히려 국가기관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법과대학 발전기금이 부족할 것이란 것을 알고도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기금교수를 뽑은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학본부의 우선순위는 공주대, 공주교대와의 ‘통합추진’에 방점이 찍혀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교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공주대와 공주교대는 교직원 80%이상이 통합논의를 찬성했지만, 충남대는 아직 구성원 의견수렴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김용완 충남대 교수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전교교수회 교수총회에서 “대학 명운을 좌우할 중차대한 문제를 교수회와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 추진하는 것은 교수들을 무시한 처사로 본부의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3월 중 공청회를 거쳐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5월말까지 통합 찬반투표를 해 마무리하겠다는 본부의 일정은 매우 성급하고 무책임한 졸속정책으로 독단적인 통합추진을 좌시하지 않겠다” 강조했다.
이처럼 내부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학 통합을 추진하는 대학 본부에 대해 구성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충남대 식품공학과 한 학생은 “당장 대학 내부에서 성추행 문제 등 사건이 터지고, 학생들은 불안해 하고 있는데 본부는 오로지 통합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통합추진에 앞서서 학생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내부 문제에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