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자살에 전문가들 “대학 적극 나서라”
“장기적 관찰, 교수 상담제도 보완해야”
KAIST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이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대학생 자살에 대해 “대학이 더 노력하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물론, 명목상 ‘면담’ 수준에 그치는 교수 상담제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제대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대학원 과정 박선욱씨가 지난해 대학생 350명을 조사해 낸 ‘대학생의 대학생활 스트레스와 대처방식, 자아존중감, 부적응적 완벽주의가 자살생각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자아존중감이 낮거나 대학생활만족도가 낮을수록 자살 생각이 강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밖에 자살생각에 이르게 하는 변수들과 자살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니, 부적응적 완벽주의,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 스트레스에 대한 소극적 대처방식 등도 자살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결과에 대해 “청소년기를 막 벗어나 성인초기에 이르면 신체발달, 사회적, 정치적 인식 증가, 정체감 형성,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의 분리 등을 포함해 인생의 여러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며 “자아존중감 강화를 위한 훈련, 대학생활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대인관계 기술 향상과 스트레스 대처방식의 개선, 부적응적 완벽주의 성향의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승연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학생 개개인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자살의 ‘촉발요인’과 ‘원인’은 다르다”면서 “어떤 사람이 자살을 했다고 했을 때 주로 가까운데서 원인을 찾게 된다. 가령 성적이 떨어졌다든지 데이트 상대와 헤어졌다든지 여러 가지 이유를 대기도 하는데 이것은 촉발요인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살은 여러 이유가 오랜 시간 누적돼 하게 된다. 어떤 계기에 의해서 삶과 죽음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명호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학의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현 교수는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 중 잘 적응하지 못하는 취약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 대한 보호 시스템이 아직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살률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의 학생 상담 시스템에 대해 “투자가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 교수들 대부분이 담임교수처럼 살갑게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이들에 대한 훈련이 필요함도 강조했다.
현 교수는 “상담제도 등이 실효를 보려면 상담에 대한 교육을 교수부터 먼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도 교수가 담임교수가 학생의 사생활 관련된 문제를 알게 되면 수업과 지도를 할 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꼽고 “교수가 해결하기 어려운 상담은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담당자에게 이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윤수경 기자 gizoong·skyoon@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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