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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자살 교수 미망인 “제도 개선” 읍소
교내 커뮤니티에 “연구비 문제, 시정 없이 비극 계속”
지난달 10일 연구 인건비 유용 혐의로 자살한 고 박태관 KAIST 교수의 미망인이 최근 KAIST 학생 커뮤니티 ‘아라’에 올린 글이 화제다.

고 박 교수의 미망인 손 모씨는 지난 11일 ‘총장님을 비롯한 모든 카이스트인께’란 제하의 글에서 “지금과 같은 연구 환경에서 이런 식의 감사를 받을 경우 이공계 교수라면 그 누구라도 온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 인건비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그는 “랩비 사용문제에 대해 제도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해 시정하려는 노력 없이 특정 교수를 지목해 문제를 제기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진 않았나”라며 “관행과 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는 아직 ‘인건비 풀링제’를 실시하지 않는 KAIST에 제도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풀링제를 실시하지 않는 KAIST에서는 연구과제가 시작될 때 연구 참여 학생 명단에 근거해 인건비를 지급받는다. 때문에 중간에 연구에서 빠지거나 새로 투입되는 연구 인력에 대한 대처가 어렵다. 특히 대학원 재학 중 후속 과제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과제 선정 뒤 연구비가 교과부·연구재단 등을 거쳐오면서 지급이 늦어질 경우, 교수들은 이 학생들에게도 인건비를 주기 위해 연구비를 통합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박 교수의 경우에도 이런 사실이 드러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체고분자학계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던 석학이었던 박 교수는 지난 1월 600여명의 정교수 가운데 단 한명에게 시상하는 ‘올해의 KAIST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 씨는 “남편이 카이스트에 처음 부임했던 1996년 이후 15년간 카이스트의 가족으로 살면서 자랑스러웠다”며 “제 남편과 지내며 정을 나누었던 분들, 남편의 비극에 함께 울어주셨던 분들께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5-17 오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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