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폭행 의혹으로 징계위에 회부됐던 김인혜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가 징계위 출석 반나절 만인 28일 오후 전격적으로 파면됐다. 파면 결정은 징계수위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유례없이 신속하게 결정됐다.

김 교수는 이날 징계위에 출석해 제자 상습폭행과 금품수수, 직무태만 등 비위 의혹에 대해 이미 제출한 답변서대로 관련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그렇지만 서울대 교무처는 진정 내용에 대해 조사한 뒤 단순한 폭행 등 문제 뿐 아니라 수업일수 조작 등 의혹도 있다는 이유로 징계위에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요청한 바 있으며, 고심 끝에 반나절 만에 파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측된다.

박명진 부총장과 김홍종 교무처장 등으로 구성된 징계위는 이날 김 교수의 폭행과 금품수수, 수업일수 허위 기재 의혹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후 늦게까지 마라톤 회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김 교수의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라는 점도 신속한 판단의 근거로 보인다. 서울대는 이에 대해 "회의 내용을 정리해 추후 자세한 징계 사유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앞서 김 교수가 학생들을 폭행해왔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지난해 12월 접수해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21일 김 교수를 성악과 학과장직과 교수직에서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에 회부한 바 있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징계위 이후 성명을 내고 “대학은 도제식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다. 폭력 행사는 잘못된 것”이라며 “김인혜 교수는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