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여학생 10여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충남대 교수(식품공학과)가 직위해제된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 2명도 성추행당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나왔다. 해당 교수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유학생 가운데 한 명은 성관계까지 강요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10일 한겨레는 이 학과 박사과정에 유학중이던 중국인 유학생들이 지난해 5월 지도교수인 A교수에게 성추행당한 경험을 주고받은 인터넷 메신저 기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유학생은 후배와의 메신저 기록에서 자신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A교수에게 성관계를 강요당한 정황을 전했다. 당시 이들은 A교수에게서 지도를 받아야 하는 처지이고 한국말이 서툰 점 등 때문에 이런 내용을 외부에 알리는 문제를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선배 유학생은 박사과정을 마친 뒤 올해 초 귀국했으며, 후배는 재학중이다.
A교수에 대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10명 안팎의 한국인 재학생·졸업생들도 실명으로 ‘허리를 감싸 안았다’는 등의 성추행 피해를 적은 진술서를 대학 쪽에 냈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여학생들의 신체를 만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추행이나 성관계 강요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며 “다만 사회가 교수에게 요구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점을 느끼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지난 4일 A교수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다음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단과대 학생회는 A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학내에 붙이고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앞서 식품공학과 총동문회도 지난달 12일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간 여학생들이 지속적으로 A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알려왔다”며 진정서와 학생들의 진술서를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