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문’에 피감 대학 볼멘소리
일부대학 선별적 발송… 준비기간 너무 짧아 불만도
감사원이 오는 8일부터 서울 주요 대학을 포함한 20개 대학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학에 보낸 ‘공문’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감사원이 일부 대학에는 공문을 보내지 않고 유선으로 “준비하라고”만 지시해 대학들이 답답해 하고 있으며 공문으로 준비하라고 한 자료가 너무 많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본지가 3일 긴급입수한 ‘감사원, 교육재정 배분 및 집행실태 감사 실시 관련 협조요청’ 공문은 발송처가 교과부 감사총관담당관실로 돼 있다.
공문에는 감사 기간과 인원, 감사 항목 등이 상세하게 기술돼 있으며 “감사 공문은 감사 착수 당일 감사반장이 총장에게 직접 전달 예정”이라는 문구도 써 있다. 이와 함께 감사관별 책·걸상과 노트북(인터넷 및 프린터 연결), 전화, 사무용품 등과 함께 감사장 배치도까지 적혀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공문이 몇몇 대학에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공문을 받지 못한 대학측은 어떤 항목을 감사 받고 몇 명의 감사원이 나오는지조차 알지 못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A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과부에서 ‘8일 감사를 나온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다른 내용은 전달 받지 못했다”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막막하다. 최소한 몇 명이 나오고 어떤 내용을 중점적으로 볼 지는 말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B대 역시 “감사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은 후 교과부에 사정하듯이 몇 명이 나오는지, 언제까지 감사 하는지를 물어봤다”며 “감사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감사 받는 대학들 입장으로는 최소한 준비는 해야 하는데 이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답해 했다.
공문 수취 여부와 함께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감사원이 감사 실시 예정일인 8일 이전까지 준비하라고 한 ‘수감 자료’ 부분이다. 공문에는 수감자료에 대해 “이메일로 제출하고 감사장 각 책상위에 비치하라”고 적혀 있는데, 며칠 사이에 준비하기 버겁다는 지적이다.
수감자료의 경우 지난 3년간의 대학 요람, 교비회계·법인회계·기타회계 관련 장부를 비롯해 법인 재산대장과 재산별 임대현황·임대보증금 관리내역, 학교법인 예·결산 및 회계집행 서류, 법인 적립금, 발전기금 모금내역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교원인사 관련서류와 연구비 관련서류, 장학금 등과 함께 입시관련 서류도 며칠 내에 준비해야 한다.
C대 기획처장은 이에 대해 “지난 2일 오전에 감사자료를 준비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4일까지 모든 자료를 이메일로 보내라고 하더라”며 “2008년도부터의 현재까지의 자료를 오늘부터 준비해서 내라고 하는데 ‘깡패’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3일 기간을 주고 이 광범위한 자료를 내라고 하면 되느냐”며 “등록금뿐만 아니라 학사 등 모든것에 대한 자료를 내라고 하는데 감사원에서 일반감사까지 다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과부 감사총관담당실은 이번 공문에 대해 “감사원에서 미리 자료를 확보해 달라고 요청한 대학들이 있어 해당 대학들만 선별해 공문을 발송했다”며 “몇 개 대학에 공문을 발송했는지,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기중·민현희·홍여진 기자 gizoong·mhhph·dike@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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