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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들 인수위에 뭘 요구했나
수업연한 규제·재정지원 확대 등 요구
'1~5년제' 자유롭게 선택, 노동부 직업훈련도 흡수
2008년 전문대학 기획실장협의회의 동계연찬회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전문대학 직업교육 강화방안' 이다. 지난 9일 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측에 이명박 당선자의 전문대학 공약 분석과 이에 대한 요구사항을 담은 ‘전문대학 직업교육 강화방안’을 제출했다. 이날 연찬회는 이에 대한 내용을 기획실장들에게 공개하고, 의견 수렴을 통해 대정부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진 자리였다.

'전문대학 직업교육 강화방안'에 따르면, 전문대학이 새 정부에 기대하는 조치는 ▲수업연한 규제 폐지 ▲재정지원 확대 ▲고용보험기금을 통한 직업교육·훈련 통합 등으로 집약된다.

이중 핵심적 요구사항은 '수업연한 규제 폐지'다. 전문대학들은 현재 2~3년제로 묶여있는 수업연한을, 전문대학이 전공특성에 따라 '1~5년제'으로 자유롭게 설정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용섭 전문대학 기획실장협의회장(광주보건대학 기획실장)은 "동일한 전공분야에서도 4년제에 비해 2~3년제 전문대학 출신들이 홀대받는 사회풍토에서는 (4년제 대학과)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수업연한 규제가 풀리면 '2년제'와 '4년제'의 구분이 없어진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으로의 구분만 남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전공심화과정 법제화'로 학사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된 전문대학은 수업연한 규제만 풀리면 4년제 대학과 대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도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엔 '특성화 전문대학에 대한 수업연한 규제완화'가 명시돼 있다. 다만 '평가'를 통해 '특성화'된 전문대학에 한해서만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전문대학들은 개념과 기준이 모호한 특성화 평가보다는 고등교육부문에서 시장원리가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대학의 학장이 자율적으로 학과별 수업연한을 결정하되, 교육성과에 따른 퇴출기준을 적용해 교육의 질 관리를 하자는 얘기다. 평가는 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맡기자고 주장한다.

현재 고등교육 예산의 15%에 머무르고 있는 재정지원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2007년 기준으로 4년제 대학에는 1조7000억원이, 전문대학엔 2000억원이 지원됐다. 당선인은 공약에서 "정부의 대학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대학이 자생적 재원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와 세제계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문대학은 고등교육의 40%를 차지하는 것만큼의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총 재학생으로 보면 전문대학은 고등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6%를 차지하고 있고, 입학생으로만 따지면 40%에 달한다"라며 "학생 수에 맞게 고등교육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에 제출한 '직업교육 강화방안'에서도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을 위한 특수목적 재정지원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전문대학의 경우 협력대학으로만 참여토록하고 있는 '누리사업'도 '전문대학 누리사업'을 분리·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보통교육과 같이 고등교육도 GDP대비 1% 수준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다음으로 약 9조원 규모로 조성된 고용보험기금에 대한 지원 요구다. 현재 노동부가 실업자·재취업 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는 이 기금은 전문대학에는 지원되지 않는다. 전문대학의 학위과정은 직업훈련 과정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대학들이 수업연한을 '1~5년'으로 자유롭게 선택토록 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2~3년제'를 1년 아래로 낮출 수 있도록 요구한 것은 노동부의 직업훈련 기능을 전문대학 영역으로 가져오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전문대학들은 '직업교육 강화방안'에서 "고용보험기금을 통한 직업교육과 직업훈련을 통합하면 학습자 중심의 직업교육 및 훈련체제가 확립된다"며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은 현장적합성이 낮다는 단점을, 노동부의 직업훈련은 급변하는 산업계의 요구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론적 체계가 강점인 직업교육과 시설·설비가 우수한 직업훈련이 통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낼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8-01-11 오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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