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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연구원 2년간 표류...배경에 ‘관심’
교과부 사업추진 이래 2년간 입지선정도 못해
연구원 설립형태·지원방안 등 사업계획 재검토
서울대·KAIST·DGIST 경쟁...평가위원 선정 난제
정부 주도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뇌연구원 설립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008년 2월 본격 추진을 밝힌 이래 2년간 입지 선정조차 못하고 있는 것.

교과부 윤헌주 기초연구정책관은 11일 “뇌연구원을 어떤 형태로 설립해야 바람직한 지를 포함해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의 중요사업이라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연구원 사업은 현 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 2007년 3월부터 검토돼 온 것이다.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09년 9월 뇌연구원 설립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3개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 신청서를 제출받았다.

당초 계획은 2009년 말 입지를 선정하고, 2010년부터 연구원 건축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아직 입지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도 확정하고 못했으니, 본격적인 사업시행은 1년 이상 늦춰진 셈이다.

그러다보니 지자체와 함께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대학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온다. 서울대 뇌연구원유치추진위원회 권준수 간사(의대 교수)는 “정부가 2009년 12월 뇌연구원 입지를 발표하겠다고 하고, 자꾸 지연시키고 있다”며 “해외에선 국가 주도로 뇌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입지선정도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뇌연구원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사업기본방향에 대해 다시 검토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뇌연구원추진기획단장을 맡았었던 서유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사업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는 아니다”라며 “연구원에 대한 재정지원에서 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부분과 현재 정부 부설로 돼 있는 연구원의 설립 형태 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13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뇌연구원은 개원 1년뒤인 2014년까지 638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중앙정부가 설계비·장비구입비·연구개발비·기관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연구원을 유치하는 지자체가 부지제공과 시설사업비 등 건축 관련 비용을 부담한다. 중앙·지방정부의 지원금을 합하면 총 1000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 부분에 대해 서 교수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좀 더 확대돼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포함해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울러 당초 안대로 정부부설 형태가 좋을 지, 아니면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부터 독립성을 보장할 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치신청을 한 모 대학 교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튼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뇌연구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한 현안들 때문에 뒤로 미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현재 뇌연구원 유치를 둘러싸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서울대·가천의대·길병원 △대전시·KAIST·서울아산병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구시·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경상북도·포스텍·포항시 등 3개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내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보니 평가위원 구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학자는 서울대·KAIST·포스텍·아산병원·길병원 등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관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말 입지 평가를 앞두고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뇌연구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3개 컨소시엄과 직·간접적 이해관계에 있는 위원들을 제척하는 과정에서 ‘평가위원 풀’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 것.

당시 교과부 관계자는 “평가위원 후보군을 4배수로 구성한 뒤, 평가 하루 전 연락을 취해 평가위원을 소집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위원 제척 과정에서 평가위원 풀을 좀 더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이런 이유로 입지선정을 2010년으로 미뤘으나 △세종시 논란 △정부 담당자 교체 △사업계획 재검토 등으로 진척을 보지 못했다.

교과부는 이달 말 사업계획을 다시 확정지을 방침이다. 컨소시엄으로부터 신청서를 다시 제출받을 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그간 해당 지자체장이 교체된 점을 감안하면, 신청서를 다시 받을 가능성도 있다.

윤헌주 기초연구정책관은 “전국에 분산된 뇌연구 관련 인력들을 한 군데로 결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2013년 설립목표를 맞추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입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21년까지 총 3786억원이 투입되는 뇌연구원을 어느 지자체가 유치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서울대·KAIST·DGIST·포스텍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대학 간 자존심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1-01-12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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