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가 6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입학사정관제와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 사업'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와 WCU 육성 사업의 경우 교과부가 내년 예산 규모를 늘렸다는 점에서 향후 교과부의 2010년 예산 심사 또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함세웅 신부의 증인 채택 제외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여 국정감사 질의가 지연되기도 했다.
■입학사정관제 우려 '봇물'=김춘진 민주당 의원은 '입학사정관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입학사정관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학생(511명), 학부모(505명), 교사(500명), 입학사정관(134명)이 참여했다. 특히 도농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 중 250명 이상은 면단위 소재 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제가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 학생 511명 중 238명(46.7%), 학부모 505명 중 219명(43.4%), 교사 500명 중 292명(58.4%)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힘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각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대입전형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속도가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 59.7%, 학부모 59.3%, 교사 81.4%, 입학사정관 59.7%가 '입학사정관전형 확대 속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면서 또 다른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 84.7%, 학부모 82.1%, 교사 93.4%가 '사교육을 부추긴다'고 답했으며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입시가 공정할 것이라고 기대하는가'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생 61.3%, 학부모 60.0%, 교사 74.6%가 '공정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2010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선발 모집인원이 급격히 확대되자 입학사정관제의 부실화를 우려했다.
권 의원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47개대가 입학사정관을 통해 선발하는 2010학년도 입학생 규모는 작년보다 335% 늘어난 1만9825명"이라면서 "학생들을 선발해야 할 입학사정관은 지난해보다 100명(41%) 늘어난 346명에 불과, 입학사정관 1인당 학생 선발 인원이 57.3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입학사정관들의 비정규직 문제와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다. 황 의원은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 전형 당시 전체 230명 중 20명만 정규직이고 210명은 1년 위주의 단기 계약직"이라며 "입학사정관을 채용한 지 2, 3년 정도인 대학이 대부분으로 국내에 입학사정관 전문가라고 할 만한 인력 풀이 충분하지 않고 해당 교육을 받거나 훈련을 제대로 거친 경우도 드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의원은 "입학사정관제 관리와 검증을 위한 고교·대학·정부·민간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고 입학사정관의 자질·윤리성·정성적 평가의 실효성 확보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CU 사업 실효성에 의문=입학사정관제에 이어 WCU 육성 사업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은 자체적으로 각 분야의 검증평가 교수진을 구성해 해외유치학자 이력서와 유치비용자료 등을 1개월 간 분석, 등급별로 분류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로 제출받은 해외 유치학자는 총 331명(제1유형 185명·제2유형 70명·제3유형 76명)으로 이 의원은 해외유치학자의 등급을 S급·A급·B급·신진·ND(not determined)로 구분했다.
S급은 노벨상 수상자·미국 및 영국 학술회 회원 또는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업적이 뛰어난 유치학자를, A급은 국내 동일 전공 분야의 상위 10% 내 드는 학자와 동일한 수준의 연구업적을 발표한 유치학자를, B급은 국내 동일 전공 분야의 상위 10%에서 30% 내에 드는 학자와 동일한 수준의 연구업적을 발표한 유치학자를, 신진은 WCU 사업이 시작한 지난해를 기준으로 학위 취득이 5년 이내의 유치학자를, ND는 이력서의 정보가 부족하거나 전공이 문과 분야(경제학·언어학·철학 등)인 경우를 각각 의미한다.
이 의원의 등급 구분에 따르면 S급은 97명, A급은 99명, B급은 74명, 신진은 28명, ND는 33명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WCU는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을 위한 사업으로 연구 역량이 탁월한 해외 학자를 유치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사업 취지에 부응하는 연구업적은 5단계 평가 중 S급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초빙된 학자 중에는 국내학자보다 학술적으로 우수한 학자들도 있지만 국내 교수 수준 그리고 연구경력이 일천한 신진 연구자도 포함돼 있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은 △졸속 추진 △무리한 해외학자 초빙으로 인한 몸값 상승 △계획 대비 미비한 실적 등을 WCU 사업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부분 대학이 해외학자와 사전교류가 없다가 공고 후 접촉, 3개월 만에 연구계획 등을 마련해야 했고 심지어는 서류 제출 하루 전에 해외학자와 협상이 이뤄지는 곳도 많다고 한다"면서 "S대에서 초빙하려고 했던 노벨상 수상자는 몸 값으로 1000억 원을 요구했고 이렇다보니 심지어는 직원을 동원해 해외학자 가족들을 토요일마다 관광시켜주는 대학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H대 A교수의 경우 사업계획서에는 1년에 1학기 정규강의를 한다고 돼 있지만 해당 대학에 확인한 결과 1학기에 단독 강의는 물론 공동강의도 진행한 적이 없으며 2학기에도 강의계획이 없다"며 "S대 T교수도 사업계획서에는 강의를 1년에 1회, 1학기에 개설하도록 돼 있으나 1학기에 정규강의는 하지 않고 5월에 30일 정도 체류하면서 심포지엄·세미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증인 채택 두고 여·야 '설전'=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포문은 여당 측에서 열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오전 질의에 앞서 “세종대의 임시이사 자격으로 함세웅 신부의 증인 출석을 요청한 것이지 성직자로서 요청한 것이 아니다”면서 함 신부의 증인 채택 제외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함 신부를 증인으로 채택할지는 여·야가 며칠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러면 국감을 하지 말자는 것이냐”며 반박했다.
함 신부의 증인 채택 제외 논란은 오후 들어서도 이어졌다.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은 "현직 목사인 분도 증인으로 왔는데 함세웅 신부가 오지 않은 것은 차별이 될 수 있으니 함 신부를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안민석 의원은 “(증인) 모두를 채택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합의해 김문수 지사를 포함한 증인을 모두 부르도록 하자"며 맞불을 놓았다.
함 신부의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설전은 결국 이종걸 교과위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마무리됐다.
한편 교과위는 6일 교육분야에 대한 교과부 국정감사를 진행한 데 이어 7일에는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교과부 감사를 진행한다.
사진 : 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