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장선출 ‘첩첩산중’
교수·직원·학생 대표 선거 참여비율 합의 못 봐
이사회 정관개정 문제 걸림돌 부각 ‘산 넘어 산’
손봉호 총장 퇴임 이후 4개월간 총장 공석상태에 있는 동덕여대가 새 총장 선출에 난항을 격고 있다. 직선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지만 교수·직원·학생 간 선거참여비율(portion)이 합의되지 않고 있고, 이사회에선 정관개정 문제가 새로운 걸림돌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내년 1학기 개강 전까지 새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학교법인 동덕여학단은 23일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총장선거 관련 규정 및 시행세칙’(이하 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성원간 투표참여비율(portion)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정안을 통과시키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학교법인은 지난 11월 열린 직전 이사회에서 총장선출위원회가 올린 규정안에 몇 가지 보완을 요구하며 이를 반려시켰다. 구성원 참여비율에 대한 합의와 비정년트랙교수·비정규직원 간 형평성을 갖춰 달라는 요구였다.
이후 교수·직원·학생 대표들이 세 차례 만나 회의를 열었지만, 투표참여비율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교수들은 90% 이상의 참여비율을 주장했지만, 직원과 학생들은 70%(교수)·20%(직원)·20%(학생)를 요구하고 있다.
비정년트랙 교원도 이미 제외시키기로 전체 교수회의에서 결정된 만큼 재 논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거셌다. 직전 이사회에선 “비정규 직원이 투표에 참여하는데 반해 비정년트랙 교수는 제외됐다”는 이유로 규정안의 수정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결국 아무런 수정·보완 없이 규정안이 다시 올려 졌고, 이사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교수·직원·학생 단위별 투표결과 1위 후보자가 다를 경우, 이사회 최종 선임 이후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이를 수용한다는 구성원간 합의도 없는 상태다.
특히 지난 15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정관개정 문제가 새로운 걸림돌로 부상했다. 사학법 재개정 이후 아직 개정되지 않고 있는 정관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과 총장선출 문제를 먼저 처리한 후 정관개정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평행선을 이룬 것.
한 동덕여대 이사는 “정관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장선출 규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향후 사학법 위반으로 이사선임이 취소될 수 있다”며 “때문에 정관개정과 총장선출 규정안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이는 이사회가 구성원 참여비율을 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사학법 위반 소지까지 안고 가야하는 데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성원측 추천 이사들이 정관개정과의 동시 처리를 주장한 이유다. 그러나 정관개정을 꺼리는 구재단측 이사들의 반대로 총장선출 관련 논의는 본론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중단됐다.
동덕여대는 지난 2003년 7월 교육부 감사로 이사장의 회계 부당집행 등 재단비리가 밝혀지자 학생들의 집단 수업거부 등으로 학내 갈등이 확산됐다. 그러자 2004년 7월 교육부가 중재에 나서 이사진을 개편했다. 당시 동덕여대 이사진은 구성원·교육부·구재단측 이사가 각각 3명씩 추천돼 구성됐지만, 손봉호 총장 해임과 관련해 교육부 추천 이사들이 사퇴하면서 구성원·구재단측 이사만 남게 됐다.
손봉호 총장이 지난 8월 말 물러난 뒤 동덕여대는 교수·직원·학생 단위별로 선거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올려 최종 선임하도록 하는 방식의 총장선출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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