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고려대 총장선출 재단 권한 '강화'
교수 영향력은 줄어...향후 반발 예상
총추위 투표, 기명 평가로 바꿔 선거운동 차단
18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고려대학교 총장선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은 교수의 영향력은 줄이고, 재단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고려대는 그동안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통한 간선제 방식에 교수 직선제를 가미시킨 형태의 총장선출방식을 실시해 왔다.
교수, 직원, 학생, 재단 대표로 구성된 총추위가 총장 후보자 2~3명을 추천하면 이사회가 이중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총추위는 단과대 대표 교수 15명, 재단인사 4명, 교우회 5명, 교직원 노조 3명, 학생(안암ㆍ서창ㆍ대학원 총학생회장) 3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총추위에서 후보자를 선출하기 전에 교수의회가 네거티브 방식의 예비심사를 실시해 부적격자를 걸려낸다. 이번 이사회에선 이러한 교수 투표제도가 폐지됐다. 그간 일각에서 직선제의 폐해로 지적하던 교수사회의 파벌 형성 등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총추위에서 총추위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정하던 총장 후보자도 '기명 평가'에 의한 방식으로 바꿨다. 총추위원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평가항목에 따라 후보들에게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이는 총추위원들을 상대로 한 득표활동을 최소화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법인사무국 관계자는 "그간 총추위를 상대로 한 후보들의 득표활동이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아무래도 자신을 밝히고 평가를 하면 득표활동 보단 양심에 따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추위에서 재단에 올리던 후보자 수'2~3인'도 '3~5인'으로 늘렸다. 재단의 선택 폭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 이필상 총장 선출당시에는 이 총장과 이기수 교수 2명만을 올려, 그중 한명을 재단이 선임했다. 이제는 총추위가 최대 5명까지 후보자를 추천해 재단이 이 중 한명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이사회는 또 '전임교원 20인 이상 또는 전임교원 및 교우회 임원 20인 이상'에게 추천을 받아야 후보 등록할 수 있는 요건을 각각 '50인 이상'으로 올렸다. 총장후보 대상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인데, 현승종 이사장이 "외부인사의 영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과는 배치된다. 50명에게 추천서를 받으려면 교외인사보단 교내 인사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전망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장선출제도 개선은 구성원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 결론이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고려대는 지난 6월 총장선출제도 개정위원회를 구성,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벌였으나 재단과 학교측의 입장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재단·교우회·학교(교수)측 위원 각각 2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개정위원회는 지난 8월28일 다섯번 째 모임을 끝으로 각자의 개정안을 담은 보고서를 이사회에 제출한 바 있다.
재단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교수들은 네거티브 방식의 예비심사를 포지티브 형태로 바꾸고, 후보자에 대한 총추위 검증을 강화하자는 안을 내놨다. 다만 투표제를 실시하던 총추위 심사를 점수제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법인측은 임명제에 가까운 안을 내놨다. 후보자들이 총장 공모에 지원하면 청문회에서 이들을 심사, 이에 대한 보고서를 올려 재단이 최종 임명토록 하자는 안이다.
교우회는 총추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교수들과 입장을 같이 하지만, 교수 투표과정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서는 재단과 뜻이 맞다. 다만 교수측이 내놓은 '총추위 검증강화'에 대해서는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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