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예비심사제는 어떤 것?
2002년 간선제로 바꾸며 탄생한 재단·교수간 타협물
부적격자 걸러내는 네거티브 방식 논란 지속돼 와
18일 고려대 이사회가 전격 폐지를 결정한 전체교수 투표제는 지난해 11월 대학 혁신을 이끈 어윤대 전 총장의 연임을 좌절시키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통한 간선제 방식을 취하고 있는 고려대는 총추위에서 최종 후보 2~3인을 재단에 올리기 전 교수 예비심사 절차로 전체 교수투표를 진행한다. 투표는 '총장이 돼야 할 사람'을 뽑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돼선 안될 사람'을 떨어뜨리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려대 전체 교수의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수투표는 투표 참가자의 과반수 이상의 네거티브 표를 받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당시 어 총장은 교수의회 회원교수 1215명 중 79%인 960명이 투표에 참여, 이중 과반수가 넘는 표를 받아 탈락했다.
이같은 방식의 교수투표제는 고려대가 지난 2002년 총장 선출을 둘러싼 내홍을 겪으며 마련됐다. 당시 김정배 14대 총장을 연임시키려던 재단의 의도가 구성원 반발에 직면해 좌절됐고, 같은 해 6월 김 총장이 사임한 뒤 '총장선출제도 개정위원회'를 구성, 6개월간의 논의 끝에 지금과 같은 총장선출제도를 마련했다.
2003년 15대 총장선거부터 실시된 전체 교수투표제는 당시 총장선출제도가 논의 끝에 간선제에 가까운 방식으로 바뀌면서 재단과 교수들이 타협안 결과물이다. 한 고려대 교수는 "교수의회 예비심사제도는 교수 직선제가 폐지되면서, (교수들이) 최소한의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제시된 타협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수의회 예비심사 제도는 고려대 총장선임 규칙에 명문화된 절차는 아니다. 특히 부적격자를 골라내는 네거티브 방식이 후보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적격자를 선택해야 하는 투표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 점에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지난해 11월 어 총장이 낙마할 당시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총장이 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는 후보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고려대 교수들도 네거티프 방식을 포지티브로 바꿀 수 있다고 공언해온 배경이기도 하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관련기사